건설사들의 주택사업 기대감이 이달 들어 크게 개선됐다. 서울과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의 주택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부산과 울산 등 장기간 침체에 빠져있던 지방 도시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커진 영향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12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83.5로 전월 대비 9.2포인트 상승했다. 울산(100.0) 등 조선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120.5)을 중심으로 주택사업 기대감이 큰 폭으로 개선된 영향이다.
부산은 2년 만에 100선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망치이기도 하다. 울산은 2개월 연속 기준선을 유지하고 있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울산과 부산은 기대감이 커진 반면 서울(92.3)과 대전(90.3), 대구(90.0), 광주(74.2)의 주택사업 전망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다.
서울은 전월 대비 8.4포인트 상승하며 2개월 만에 9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비롯해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 일몰제 등 재정비사업 관련 규제가 지속되면서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이나 신규 수주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산연은 분석했다.
정부의 규제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적인 규제에 대한 건설사들의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주산연은 내다봤다.
다만 긴 침체를 벗어나 전망이 밝아진 일부 지방 광역시도 현재 시장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지역산업 개선, 규제지역 해제, 과잉 공급 조정 등 지방 주택시장 여건이 변화하면서 광역시를 중심으로 주택사업 경기 사이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같은 변화가 견조한 흐름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사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