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면역치료제) 제조업체인 ㈜에이프로젠이 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으로 등극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이달 9일 자로 미국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의 유니콘 기업 명단에 에이프로젠이 등재됐다고 밝혔다. 에이프로젠은 국내 11번째 유니콘으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투자에 성공해 기업 가치 1조 원을 넘겼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유니콘 탄생은 국내 첫 번째다. 쿠팡,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등 그동안 등재된 유니콘기업은 주로 ICT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이번 에이프로젠이 생명공학 분야의 유니콘기업으로 등재되면서 유니콘기업의 업종이 좀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의가 있다. 한국의 국가별 유니콘기업 순위는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중기부에 따르면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 생산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기업이다. 김재섭 대표가 카이스트 교수 재직 당시 2000년 제넥셀을 설립한 뒤 2006년 에이프로젠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2009년 자회사인 ㈜에이프로젠제약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이전받아 2014년 일본 니치이코 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으며 성장했다. 현재까진 매출의 99%가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만, 향후 미국이나 유럽 등까지 시장을 넓히면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들도 이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과거에는 유니콘 기업 한 개가 탄생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는데 지난해 3개, 올해 5개사가 유니콘으로 등극하면서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가 더 열심히 응원하고, 예비 유니콘 제도를 더 활발히 해 유니콘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 20개 등재를 목표로 설정했다. 박 장관은 “이미 유니콘이 됐는데도 CB인사이트에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기업도 1~2개 있다”며 “그 기업에 대한 재무상태 등 살펴본 뒤에 유니콘으로 인정받으면 그때 또 브리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부가 유니콘을 공식 발표하는 것에 관해 박 장관은 단순히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것 외에 재무 점검은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1위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도 유니콘으로 CB인사이트에 오른 것은 지난달이었으나 중기부는 이제까지 10번째 유니콘으로 공식화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주주총회를 거쳐 투자 계약을 완료했다고 해서 공식화하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중기부가 여러 재무 문제를 점검한 뒤 브리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