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겨울은 치핵(치질)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치핵 진료현황(2017)’을 분석한 결과 겨울철 치질 수술 건수는 5만7000여 건으로 한 해 수술 건수(19만9000여 건)의 30% 가까이 차지했다. 또 진료인원도 11월 6만9293명에서 12월에는 7만7024명으로 11.2%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이처럼 겨울철 기온이 낮아지게되면 자연스럽게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항문 주변의 정맥에 피가 몰리고 굳어져 항문 점막을 돌출시키게 된다. 돌출된 항문 점막이 바로 치핵이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깥 활동량이 줄어들고 목욕 횟수도 줄어들어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치핵이 더욱 커지게 된다. 치핵이 진행되면 늘어난 점막이 배변 시 돌출되는데 돌출한 점막은 항문에 끼어서 통증과 불편감을 주고, 속옷에 점액이 묻으며, 배변 후 출혈을 일으킨다.
치핵은 1도부터 4도까지 돌출정도로 구분된다. 1~2도까지는 배변 중 항문 입구로 나온 치핵이 배변 중단과 동시에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3도부터는 손으로 밀어넣어야 하고 4도는 억지로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가 된다.
연말연시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음주와 생활습관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송도병원 원대연 원장은 “술을 마시면 항문 조직 내 정맥까지 확장돼 항문 점막이 부풀고 늘어나면서 치핵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혈액 속 찌꺼기들이 뭉치는 혈전이 생기기도 하는데 혈관 내에 혈전이 쌓여도 치핵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치핵을 막기위한 생활 속 방법으로는 △엉덩이를 따뜻한 물에 담그는 좌욕 △혈액순환 개선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식이섬유나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자극적인 음식 섭취 및 음주 자제 △배변 시 스마트폰이나 독서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 같은 생활습관으로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원대연 원장은 “전체 치질 환자 중 70~80%가 치핵으로 병원을 찾는다”며 “항문질환은 무심코 넘겼다가 나중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기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