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로 착각하기 쉬운 ‘크론병’, 늦기 전 맞춤 면역 치료받아야

입력 2019-11-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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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A 씨는 최근 들어 부쩍 핼쑥해진 자신의 몸을 실감했다. 첫 직장생활을 겪다 보니 생긴 스트레스 인한 잦은 복통과 설사가 원인인 줄 알았지만, 화장실에서 혈변을 보고 난 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럼에도 치질 증세 정도로만 생각하고 치질크림을 사서 상처 부위에 발라 주고 끝냈는데, 배변 활동 때마다 힘을 주는 일이 두려워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반차를 쓰고 회사 인근 병원을 향했다.

A 씨는 그곳에서 ‘크론병’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게 됐다. 크론병이란 입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든 발병될 수 있는 난치병이다.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구분되는 크론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은 희귀 질환이지만, 최근 젊은층들에게서 발병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한 가족 내 여러 명의 환자가 나타나는 것을 토대로 유전이나 면역, 환경 요인 등의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유전적으로 크론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이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되어 정상 장내 세균에 대한 지속적인 면역 반응이 장내에서 일어날 때 만성적인 염증이 유발되면서 크론병이 시작될 수 있다.

크론병과 면역력의 관계는 소화관과도 관련 깊다. 크론병이 발병되는 소화관의 점막은 세균과 음식물 등의 항원에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는 부위다. 물론,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발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크론병은 이러한 면역조절의 결함으로 장내 존재하는 항원에 대한 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방해한다.

이때, 염증 반응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에 한해서는 면역단계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증폭되면서 염증이 지속되게 된다. 이로 인해 크론병이 장기화되면 복통과 설사, 혈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전조로 나타난다. 하지만 항문 주위에 통증과 치루, 농양 등의 증상이 동반하여 자칫 치질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 전조 증상이 보일 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는 것이 좋으며, 더 늦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체계 질환의 경우 사람마다 면역체계 혼란이 일어나는 원인이 다른 만큼 개인별 체질 및 증상을 자세히 분석한 후 맞춤형 치료법을 적용해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면역력 회복이 관건인 크론병은 추나요법, 면역재생 약침, 왕뜸 요법, 한약 등의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몸의 면역력 개선과 함께 자율신경의 균형과 몸의 회복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영진한의원의 김영진 원장은 “소화기계 증상 및 구강궤양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아닌 반복적인 염증을 부르는 자율신경, 호르몬, 면역체계, 장기 기능 등의 이상 문제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크론병 치료의 핵심”이라며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동시에 활동성 염증 반응이 있다면 지방이 많은 육류, 유제품, 그리고 자극이 강한 향신료, 술, 커피, 탄산음료,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등의 섭취를 자제하는 식습관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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