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국내외에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전문 인력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두뇌유출지수'가 지난해 4점으로 63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가 조사하는 두뇌유출지수란 6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두뇌유출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점수가 낮을수록 해외로 나간 인재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미국(6.83), 독일(6.57), 홍콩(6.35), 일본(5.2)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경우가 심하다고 무역협회 측은 강조했다.
중국은 소위 '중국제조 2025'로 불리는 산업고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정책을 펴고 파격적 복지를 제공하면서 한국에서 떠나는 인력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배터리 업계의 경우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30억 달러(약 62조 원)였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의 매출액은 2025년에는 1670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진출과 고속성장으로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의 우수 인재가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은 중국 업체들에 기회가 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핵심 기술 침해와 인재 유출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혼란 중에 경쟁력 높은 한국 인재 유출이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