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그래핀, 사기사건 단골 메뉴로 전락한 사연

입력 2019-12-02 15:33 수정 2019-12-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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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물질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래핀이 ‘사기 재료’로 활용된 사례가 다수 발견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일부 그래핀 관련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고조된 모습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그래핀’ 관련 범죄 행각이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특정 회사가 그래핀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루머를 만들어 위조 증권을 판매하는 수법부터, 그래핀을 통해 개발되지도 않은 신기술을 상용화했다는 허위 광고를 통해 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대학교수는 그래핀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며 지원금을 가로채 사욕을 챙신 사례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A 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B 사가 그래핀 사업을 진행한다는 거짓말로 장외시장에서 다수의 투자자에게 주식 20억 원어치를 팔고, 이와 별개로 B 사 주식을 위조해 일부를 행사한 혐의다.

A 씨는 온라인을 통해 “내년부터 10년간 그래핀 상용화에 10억 유로(약 1조4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된 상태”라며 “그래핀 응용 분야는 세계시장에서 2025년 169조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어 “B 사는 수도권에 2000여 평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며 “대주주가 지분을 보호하기 위해 더는 안 판다고 태도를 바꾸는 바람에 며칠 안 돼 조기 마감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겨우 설득해 추가 물량을 확보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B 사는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회사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피해 금액이 400억 원이 넘는 ‘금일그룹 사기사건’에도 그래핀이 등장한다. 그래핀을 활용해 7초를 충전하면 35㎞, 20분 충전하면 600㎞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했다며 3000여 명에게 4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끌어모은 사건이다.

수사 결과 이 기술을 개발했다는 금일그룹은 유령회사로 드러났고, 이를 주도한 인물들은 법원에서 사기 혐의로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학계에서도 그래핀 관련 잡음이 있다. 교수가 그래핀을 연구하겠다는 명목으로 연구원 인건비 등을 빼돌린 ‘모럴 해저드’ 논란이다.

최근 S대 C 교수는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래핀 등의 연구를 하면서 연구원 인건비를 빼돌리고, 연구 재료를 납품한 것처럼 꾸며 사학협력단으로부터 7000여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편취한 혐의다.

J대 D 교수도 그래핀 관련 연구 과정에서 한국연구재단에서 인건비로 지급된 2000여만 원을 편취하다가 적발돼 사기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그래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만큼 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2일 “과거에도 유망 사업에 시장 관심이 몰리면서 여러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상용화 기간이 길어지며 주가가 내려앉은 사례가 많았다”며 “결국 사업 전망보다는 투자심리가 과열되며 급등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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