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나흘연속 올라 1180원대로 올라섰다. 한달10여일만에 최고치다.
홍콩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제히 1%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 주식매도도 지속됐다. 코스피시장에서 17거래일째 매도를 이어갔다. 같은기간 매도규모도 4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있었지만 국내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외국인 코스피 매도세 지속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외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도 상당한데다 실제 역송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다음주 국내외에서 주요 지표발표가 예정됐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달러도 오를 만큼 올랐다는 점에서 내주 1185원 내지 1190원이 고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1179.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78.3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포은 3.9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7.5/1178.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매도를 지속했다. 누적 순매도 규모도 작은 금액이 아닌데다 실제 연말을 앞두고 역송금도 있었다. 수출업체 물량도 있었지만 외인 주식 누적 매도 규모가 큰데다 언제 역송금으로 연결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도 작용하면서 숏커버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1180원을 넘겼다. 12월 되면 장이 얇아진다. 외국인 주식관련 매도 물량이 좀 더 나올 수 있어 원·달러는 다음주에도 오를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원·달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올라도 1185원에서 1190원이 고점일 듯 싶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불안감 때문에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외국인 주식 매도세도 이어졌다. 위험기피 심리를 반영하면서 원·달러도 상승했다. 금통위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달 15일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중간에 1단계 합의에 사인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콩 인권법 때문에 다음주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원·달러도 추가 상승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주 국내에선 수출입지표가 미국에서는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호주중앙은행 회의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미중 무역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3엔(0.03%) 하락한 109.49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상승한 1.1009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위안(0.01%) 오른 7.033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0.64포인트(1.45%) 급락한 2087.96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4533억2000만원어치를 매도해 17거래일 연속 매도를 지속했다. 이는 2015년 12월2일부터 2016년 1월5일까지 기록한 22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년10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같은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조9332억9900만원어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