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30~40대, 젊은 수요층이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주택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로 평균 1.09% 상승했다. 이어 광명시가 0.88%로 뒤를 이었고, 성남시 분당구(0.57%), 과천시(0.50%) 순으로 올랐다.
이들 지역 집값은 서울(0.20%)보다도 상승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신고가 거래 사례도 적지 않다. 9월만 하더라도 14억 원에 거래되던 성남시 분당구 ‘판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전용면적 134.33㎡는 최근 20억 원에 팔렸다. 수원시 영통구 ‘자연앤자이2단지’ 전용 125.41㎡는 한 달 사이에 2억 원 넘게 오르며 15일 13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광명시 광명역 초역세권 아파트인 ‘광명역 써밋플레이스’ 전용 84.99㎡는 사상 처음 10억 원을 넘겼다.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1만3895건으로 올해 최저치였던 반년 전(2월·5856건)보다 137% 증가했다.
수원 영통구 S공인 대표는 “수원에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몰리고 있다”며 “지역 내 실수요자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투자 목적으로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 인기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를 사겠다고 대기하는 사람이 2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 자연환경이 좋아 나이 든 사람들의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 30~40대 젊은층의 유입이 늘고 있다”며 “강남권으로의 교통이 좋고 상대적으로 집값도 싸 직장인들이 집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과 관련해 서울, 특히 강남에 대한 부동산 규제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청약 열풍’이 불며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청년층 수요가 수도권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도 집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주택 매입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성남시 중원·수정구와 광명·김포시 등 수도권 지역에도 수요가 많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시장 가격을 통제하면 가격은 더 오르게 돼 있다”면서 “투자 심리 불안까지 커지면서 강남뿐 아니라 서울 주변 및 외곽지역까지도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ㆍ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제 수도권 지역에서도 그간 소외됐던 지역들의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