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멤버스 트렌드Y 리포트는 엘포인트(L.POINT)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명품 구매자 3322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2017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의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 국내 명품 시장이 2년 새 3.5배가량 커진 가운데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는 2017년 3분기 대비 약 7.5배 증가했고, 연령대별 이용 비중에서도 6.4%p 늘었다.
롯데멤버스가 분석한 2019 명품 쇼핑 트렌드 키워드는 △20대 △우대경험 △실용성이다.
특히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가 형성되면서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플렉스란 원래 ‘구부리다’, ‘근육에 힘을 주다’라는 뜻으로,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부나 귀중품을 뽐내는 모습에서 유래해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과시하다’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명품시장 주 고객층은 여전히 30·40세대지만 최근 유통기업과 명품 브랜드들이 20대 구매자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20대는 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명품 정보를 얻고 있었으며(26.7%), 구매 채널 중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곳은 브랜드 매장(12.8%)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왕 명품을 구매한다면 플래그십 스토어나 직영 매장에서 △남들보다 빨리 신상품을 획득하고 △우대 서비스로 플렉스하는 기분을 더 즐기면서 △인증 사진도 남기려는 것이다.
반면, 30대(38.5%), 40대(38.3%)는 명품 구매 채널로 백화점을 가장 선호했다. 선호 이유로는 △위조품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VIP 승급으로 라운지 이용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교환/반품이 편해서 등 답변이 주를 이뤘다.
또한, 명품 구매자 2명 중 1명은 명품 중고거래(판매 53.1%/구매 44.5%) 경험이 있었다. 주 거래 채널은 판매와 구매 모두 1위 온라인 커뮤니티(56.9%/51.6%), 2위 중고거래 플랫폼(34.5%/31.0%), 3위 중고명품 매장(23.5%/29.3%) 순이었다. 중고 명품은 주로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어 응답자 중 상당수가 거래 시 △진품 확인 어렵다(54.4%) △제품 상태 확인이 어렵다(48.3%) △판매자와의 연락 두절(44.7%) 등을 우려하고 있었다.
20대가 명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속성은 1위 디자인(59.2%), 2위 실용성(32.5%), 3위 가격대(32.3%), 4위 브랜드 네임(32.1%)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디자인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였으나, 다른 항목에서는 세대별 차이가 뚜렷했다. 30대의 경우 디자인(53.6%) 다음으로 브랜드 네임(31.6%)을 중시했고, 실용성(26.5%)은 상대적으로 적게 고려했다.
금액대별로는 2017년 3분기 대비 150만 원 미만 구매 건수가 6.9%p, 300만 원 미만 구매 건수가 6.7%p 증가했지만 300만 원 이상 구매 건수는 3.4%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명품 구매에서도 비교적 가성비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20대 명품 주 구매 품목으로는 반지갑(34.2%), 카드지갑(25.1%), 운동화(23.1%) 등 실용적인 아이템들이 TOP3를 차지했다.
운동화는 명품 구매 품목 전체 1위(27.7%)로 꼽혔다. 반지갑(25.9%)도 인기가 높은 품목이었으며 명품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숄더백은 50대에서만 순위권에 올랐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 부문장은 “소득 불균형 심화로 저가나 고가 상품만 잘 팔리는 양극화 소비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면서 최저가 쇼핑과 명품 쇼핑이 동시에 급성장하고 있다”라며 “명품 대중화와 이용 연령대 확대에 따라 국내 명품시장은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