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진희 베어베터 대표, 발달 장애인과 함께하는 일터 꿈꾸다

입력 2019-11-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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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베어베터 대표가 22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이진희 베어베터 대표가 22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실패는 경계하지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회단체가 아닌 하나의 기업으로서 품질과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발달장애인의 실수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이진희 대표의 말이다.

22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이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기업’을 꿈꾼다. 베어베터는 직원의 80% 이상이 발달장애인이다. 사명 역시 발달장애인을 상징하는 ‘곰 청년’이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Bear makes the world better)는 의미다. 베어베터는 인쇄, 제과, 사내 카페ㆍ매점, 꽃 배달 등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이진희 대표는 “발달장애인에게 ‘일’은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고, 그 가족에게 안도와 행복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알게 해주고, 우리는 발달장애 청년들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고 있다”며 “발달장애인의 고용 확대가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발달 장애인과 함께하는 일터를 위해 그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직무 설계 그리고 이들을 이해하는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 작업장 곳곳에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게 다독여주는 문구가 가득하다. “실수는 누구나 해요. 매니저님에게 말해주세요.” 작업장 문 앞에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발달장애인을 반겨준다. 비장애인 관리자들은 수시로 상담하고, 상담일지를 꾸준히 남긴다. 인사ㆍ교육 부서로 전달한 기록을 토대로 회사는 직원이 겪는 어려움을 사전에 막기 위해 노력한다.

베어베터는 정책을 활용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키워왔다. 연계고용부담금감면제도란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는 기업의 사업주가 장애인 연계고용 대상 사업장에 도급계약을 하면 거래 금액의 50%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베어베터는 이 제도를 활용해 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B2B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첫해 7000만 원에서 시작한 매출은 작년 기준 80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현재 클라이언트는 네이버, 카카오, IBM 등 400여 개가 넘는다. 발달장애 직원은 240명으로, 지난 2년 동안 85명의 발달장애인을 신규 채용했다. 또 현재까지 숙련된 발달장애직원 50여 명의 이직을 도와 새로운 출발을 일궈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베어베터에서의 경험과 성장을 바탕으로 삼정KPMGㆍ카카오ㆍNHN엔터테인먼트ㆍ대웅제약 등에서 여전히 행복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직한 만큼 우리는 또 다른 발달 장애인을 뽑고 있으니, 이런 구조가 정착하면 고용의 선순환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2020년 목표도 한결같다. 그는 “우리 회사가 하는 것을 다른 회사도 하게 하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베어베터는 ‘곰 청년’의 작은 일상이 쌓인 일터다. 이 대표는 축적한 작업 메뉴얼을 다른 기업과 꾸준히 공유하고, 무료 컨설팅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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