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각각 2.0%와 2.3%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수출은 올해 9.8% 감소할 것으로 전망, 이같은 성적에 따른 기저효과(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에도 불구, 내년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산업연구원은 25일 '2020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연구원이 올해 6월 전망한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는 수출이 세계경기 둔화세의 진정에도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소폭 증가에 그치고 소비 부진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투자 침체가 다소 완화되면서 2.3%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수출에 대해 기저효과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일부 개선 등에도 불구,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내년 2.5%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수출 예상액은 5597억 달러다.
내년 수입액은 3.3% 증가한 5210억 달러, 무역수지는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 387억 달러를 전망했다.
연구원은 12대 주력산업의 내년 수출이 정보기술(IT)·기계 산업의 수출 증가 전환에 힘입어 올해 12.1% 감소에서 2.3%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조선(21.2%), 일반기계(2.5%), 정유(0.4%), 반도체(8.3%), 이차전지(4.1%) 등 5개 산업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 수출은 2016~2019년 상반기에 수주한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내다봤다.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의 경우 올해 -24.8%의 성적표를 받아들지만 내년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돼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5G 통신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돼 10%에 가까운 증가세를 예상했다.
자동차(-0.4%), 철강(-0.5%), 석유화학(-5.1%), 섬유(-4.0%), 정보통신기기(-1.6%), 디스플레이(-2.7%), 가전(-1.7%) 등 7개 산업은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상황으로 수출단가 하락세가 장기화가 감소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정보통신기기는 휴대폰의 해외생산 확대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부진이 지속되지만, SSD 수출이 회복되고 세계 5G 확산에 힘입어 전년 대비 감소 폭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과 모기업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외자계 업체들의 수출물량 조정 여파로 증가세 전환에 실패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민간 소비의 경우 고용의 질적 개선이 부족하지만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저금리 지속, 대외 불확실성 완화 등의 긍정적 기대감으로 올해 수준(2.0%)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3.5% 증가하지만 건설투자는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인 하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 올해와 비슷한 연평균 1168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62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주력 수출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한계 극복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내수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금융, 규제 완화 등 제반 인프라 재정비를 통한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