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한층 끌어 올릴 대단히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정상회의의 성공과 함께, 산업단지 설립, 기술 표준화, ODA와 역량 개발 지원에도 진전이 많길 바라며 특히,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서둘러 발효될 수 있게 각국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층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 직면해서 기존의 글로벌 가치 사슬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면서 “한-아세안 비즈니스 위원회(Council) 같은 민간 채널을 활용해서 교류를 돕고, 관련 산업 발전과 기술 개발 등 아세안의 가치사슬 편입을 돕는 일에 경제단체들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쉽지 않은 글로벌 경제 지형 속에서도 아세안은 가장 밝게 빛나는 지역”이라며 “한국과 아세안이 긴밀히 협력해서 글로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역내에 번영된 미래를 함께 앞당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아세안 CEO 서밋’은 대한상의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공동으로 주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아세안의 6개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한국에서 한·아세안 정상들과 주요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제2차 한·아세안 CEO 서밋 이후 5년 만이다.
‘한·아세안 상생번영을 위한 협력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 한국 측에서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장재영 신세계 사장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아세안 측에서는 베트남 팜딘도안 푸타이그룹 회장, 싱가포르 더글라스 푸 사카에홀딩스 회장, 미얀마 페표 테자 투그룹 회장 등 250여 명이 자리했다.
이날 CEO 서밋은 3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비랜드 엔터프라이즈 회장이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와 아세안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날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는 아시아에서 한국은 앞으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라며 “아세안은 새로운 무역 루트와 시장으로 발전해 세계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정점을 찍은 뒤 쇠퇴중인데 반해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제조업이 결합해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며 “일대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잇는 동서의 철길이 재건되면 한반도는 글로벌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풍부한 자원, 낮은 부채, 6억명의 엄청난 인구를 가진 아세안은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고 동북아시아와 함께 세계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헌택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이 혁신성장을 위한 신산업분야 협력방안을, 아시아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조 스터드웰이 한·아세안 기업 공동번영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정 실장은 혁신 기술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변화상을 소개하고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어가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전략의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공유경제, 자율주행 기술의 혁신 추세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로 전환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파괴적 혁신에 대비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사내 AI 전문 조직 설립, 국내외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투자 협력으로 신기술 및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며 “동남아 공유차량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그랩(Grab) 등과 공동으로 차량 공급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자동차 산업은 제조와 서비스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사업 환경 변화가 위협이자 기회인 만큼 게임 체인저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스터드웰는 한·아세안의 생산적 협력과제를 다양성을 가진 아세안 국가별로 분류해 제시했다. 그는 “베트남은 한·아세안 전체 교역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은 선도 개발 국가 경험을 토대로 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교육, 연수 등의 인적교류를 기반으로 양국 협력을 심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한·아세안 CEO들이 함께한 이 자리는 세계를 이끄는 큰 두 개의 강줄기가 만나 아시아의 두물머리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최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아시아 역내 협력 강화는 한·아세안 공동 번영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