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불합리한 수출규제에 정면으로 맞대응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약 20년 만에 전면 개편이 이뤄지는 것으로 소부장 국산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1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 특별법)을 의결했다.
이 법의 전신인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2001년 제정됐다. 법 제정 이후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생산, 수출 증가 등 외형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높은 해외 의존도와 개발과 생산 간 단절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일본이 올해 7월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하면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법 개정의 필요성이 함께 대두됐다.
이에 정부는 8월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전면 개편하고 일몰법에서 상시법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9월 30일 소부장 특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개정 법안이 법사위원회 등 남은 절차를 모두 통과할 경우 기업 단위 육성법을 넘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법(母法)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 법이 '기반 조성과 전문기업 육성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을 주된 목적으로 했다면 개정 법안은 여기에 국가 안보를 적시하고 산업경쟁력 강화,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추가했다.
정책 대상에는 소재·부품과 함께 장비를 포함하고 국내 기술력을 단기 내 높일 수 있도록 인수·합병, 기술 도입 등에 관한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또 기술력이 생산력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실패 영역을 보완하고자 기술개발부터 실증·신뢰성 향상, 양산 성능평가, 수요창출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술개발에서 생산으로 이어지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가 성공하려면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이 핵심"이라며 "수요-공급기업의 수직적 협력, 수요기업과 수요기업 또는 공급기업과 공급기업 간 수평적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모델을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협력모델을 발굴해 신청하면 경쟁력강화위원회의 검토·심의를 거쳐 범부처 차원의 금융·입지·특례 등 패키지 지원을 하는 식이다.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내년 2조1000억 원 규모의 '특별회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