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 발행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내년중 입찰방식을 변경하는 등 물가채 활성화를 모색 중이지만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입찰방식을 내년 중 기존 인수방식에서 경쟁입찰방식으로 변경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그 시점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진은 낮은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물가채 원금과 수익은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전월비 마이너스(-)0.2%를 기록한 이래 올 7월(-0.3%)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때가 많았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제일 큰 것은 저물가 상황이다. 수요가 크게 적었다”고 평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채 원금과 캐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월비 소비자물가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역캐리로 매력이 떨어지며 발행이 안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8월부터는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물가채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 기저효과가 반영되고 물가 바닥론이 나올수 있는 내년 상반기엔 물가채 발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내년부터 물가채 발행을 경쟁입찰로 변경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 시점을 가늠키 힘들어 보인다. 이제훈 기재부 국채과장은 “(물가채 발행 총평과 관련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말할 것이 없다”며 “(내년 물가채 경쟁입찰과 관련해서는) 내년부터 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어느 시점에 할지는 내부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중엔 어려운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내년 중 시행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관련해 꾸준히 시장에 의견수렴 중이다. 시장과 수급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스무드하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김명실 연구원은 “경쟁입찰 전환 적기는 물가가 괜찮을 내년 상반기”라며 “내년 하반기엔 여건이 더 안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가채는 2007년 3월 최초 발행 이후 2008년 8월 발행중단, 2010년 6월 재발행 등 부침을 겪어왔다. 2012년 4월엔 일반인 입찰을 허용했고, 2018년엔 선매출과 교환발행 정례화를 통해 시장활성화를 도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