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69.7 포인트) 대비 1.7% 상승한 172.7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5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식량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6.0%가 올랐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1990년 이후 23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73개)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로 매월 작성·발표한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평균은 100이다.
지난달 세계식량지수 상승은 설탕·곡물·육류·유지류가 이끌었다. 특히 육류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육류는 올해 9월 181.0 포인트에서 지난달에는 182.7포인트로 9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가 부족한 중국이 수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8월 기준 중국해관(세관)에 따르면 돼지고기 수입량은 1년 사이 76%가 증가했고, 수입액 기준으로는 150%가 늘었다. 중국 내 도매가격도 77%가 급등했다. 쇠고기 수입량도 32.4%가 늘었다.
유럽과 브라질 등에서 육류 수출량을 늘리고 있지만 이 같은 수입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양고기나 쇠고기 가격도 중국의 계속된 강한 수입수요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심리 불안으로 크게 떨어졌던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점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8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3599원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14.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3675원보다는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가격이 급락했던 10월에 비해서는 일정 수준 가격이 회복한 상태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추가 발생은 없지만 멧돼지에서 발생이 멈추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은 65%로 나머지 3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값싼 수입산 돼지고기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소매가격 인상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어 지금은 가격이 떨어진 상태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연말과 내년에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값이 모두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