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일반 승용차 운전석과 다를바 없었다. 차가 출발했지만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았을 뿐…. 불안과 설렘이 교차했다.
8일 서울 상암동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장. 서울시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구축한 ‘5G 융합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 현대차 솔라티를 개조한 15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등장했다. 테스트베드는 5G, 차량통신기술(V2X)로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양 쪽에 차가 있으면 위험을 인지하고 차선 변경이 가능한지 판단합니다. 반응 속도는 0.2초입니다.”
버스는 5G 통신으로 신호를 제공받아 인지·대응을 하고 차량에 부착된 5개의 센서를 통해 보행자를 판단·대응했다. 전방의 노면표시, 시설물도 자동으로 인식했다. 해당 정보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통해 쉴 새 없이 전달됐다.
버스는 적정 운행속도인 시속 15~20km로 약 10분간 도로를 달렸다. 운전석과 보조석에는 서울대 연구진이 동승했다. 연구원은 “솔라티의 경우 자율주행 3단계로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최대 시속 50km로 달릴 수 있도록 면허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직선코스 이후 첫 번째 사거리가 나오자 운전자가 재빨리 핸들을 잡고 직접 오른쪽으로 돌렸다. 동승한 연구원은 “모퉁이에 주차된 차가 있어 급정거하거나 사고가 날 우려가 있어 수동조작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돌발상황인 셈이다.
이어진 직선 코스에서 버스는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두 번째 우회전 코스에서는 수동 조작 없이 부드럽게 코너를 돌았다. 연구원은 “0.01초마다 자율주행 계산을 지속하고 명령줬을 때마다 분석·판단한다”고 말했다.
버스의 속도는 느렸지만 실시간 정보를 통해 주변을 인지하고 자유자재로 주행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운전자의 손이 자유로웠고 시선은 전방을 주시했다.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엑스포에는 세계 드론택시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 우버, 중국 이항, 독일 볼로콥터의 유인드론이 전시됐다. 우버의 경우 드론 기체에 앉아 가상현실(VR)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밖에 안면인식기술을 통해 지하철 환승·승하차하는 체험과 자율주행 택배로봇을 시연하는 등 행사도 준비됐다. 행사는 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