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피탈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이번 증자로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선 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전날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500원으로 확정했다. 최초 발행 예정가다. 현재 주가에서 할인율 20%를 적용했을 때 발행가액이 액면가 이하로 하락해 액면가를 가액으로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유상증자 결정을 처음 공시한 날은 9월 10일, 이날 주가는 전일(671원)보다 9.84% 급락한 60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발행가액이 확정된 5일에는 522원까지 내렸다.
현 주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집금액은 737억 원(1억4740만 주)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 886억 원 대비 83% 수준이다. 주식 수로 비교해도 현재 총 주식 수(1억6820만9576)의 87%에 달한다.
싼 가격에 대규모로 나온 주식을 일반투자자가 많이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상증자는 구주주 공모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79.60%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군인공제회는 구주주 청약에만 참여하고 초과청약은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캐피탈은 과거 리스에 집중됐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 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109억 원) 대비 36% 증가했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수익성은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전문금융업의 특성상 자기자본 규모 확대가 영업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모집한 자금 중 600억 원은 지난해 발행한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상환에 쓰일 예정으로, 연간 36억 원 수준의 금융비용이 절감될 전망이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회사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올해도 과거와 같이 고배당 성향을 이어나갈 계획이고 실적 개선에도 최선을 다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