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납품가 내린 일본 맥주, 불매운동 파고 넘을까?

입력 2019-11-05 15:28 수정 2019-11-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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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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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맥주가 계속 외면당하자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에 나섰지만 판매 증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맥주업체들은 7월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크게 위축되자 넉 달 만에 일부 편의점에 공급가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가격 인하에도 불구 소비자가격은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키로 하면서 불매운동 영향에 따른 매출 만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1일부터 일본 맥주에 대해 원가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관계사인 롯데아사히가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코리아세븐에 제안했고, 코리아세븐이 이를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에 공급하는 아사히 맥주의 공급가는 정상가에서 약 30%가량 인하됐다. 이로써 아사히 맥주 500㎖의 정상 주문 원가는 2800원에서 1580원으로 내려갔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공급된 아사히 맥주에도 가격인하가 소급 적용된다. 그러나 4캔 1만 원 행사가격으로 공급된 제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주요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 매출은 행사 제외 전과 비교해 최대 약 90%가량 급감한 상태다. 편의점 한 곳당 어림잡아 100만 원 내외의 일본 맥주 재고를 떠안은 셈이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의 아사히 맥주 공급가 인하에 대해 가맹점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점주들은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일본 제품 판매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점주에게 떠넘겼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 중이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소비자가격을 인하하지 않은 것은 일본 제품 판매를 유도한다는 비난이 두려워서”라며 “소비자가격이 그대로인데 일본 맥주 판매가 늘어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판매가격 인하로 점주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세븐일레븐의 일본 맥주 가격 인하가 편의점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경쟁 편의점들은 같은 롯데 관계사끼리 밀어주기식 조치로 자신들이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GS25와 CU(씨유),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일본 맥주의 가격인하 계획이 없는 상태다. 섣불리 판매가격을 인하할 경우 일본 제품 구매를 조장한다는 역풍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이 아닌 다른 편의점에도) 일본 맥주업체의 제안이 있었지만 소비자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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