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99.6%로 전분기(91.3%)보다 8.3%포인트 올랐다. 작년 4분기 100%를 기록한 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 97.4%를 기록한 후 2분기에는 91.3%까지 떨어졌다.
초기분양률은 분양 가구 수가 30가구 이상인 민간아파트 분양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분양 개시일 이후 경과 기간이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인 사업장의 평균 분양률을 책정하는 것이다. 청약 당첨자가 이 기간 분양받은 아파트의 계약을 취소하지 않으면 초기분양률의 수치가 오르기 때문에 청약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다.
경기ㆍ인천의 초기분양률도 2분기보다 올랐다. 경기의 3분기 초기분양률은 89.2%로 전분기(82.7%)보다 6.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4분기에 95.3%를 기록한 후 가장 높다. 인천의 3분기 초기분양률 역시 100%를 기록한 작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99.3%를 나타냈다.
서울ㆍ경기ㆍ인천의 초기분양률이 오르면서 수도권 전체의 초기분양률도 9개월 만에 가장 높게 책정됐다. 수도권의 3분기 초기분양률은 94.2%로 전분기(86.2%)보다 8.0%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4분기 96.4% 이후 최고치다.
분양 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있기 때문에 초기분양률과 실제 분양 시기는 차이가 있다. 3분기 초기분양률은 올해 4~6월에 이뤄진 분양아파트가 조사 대상이다. 이 시기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 시점이다.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4월 분양한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70.16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인근 시세보다 가격이 낮다는 것을 청약자들이 경험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청약 과열 현상을 고려할 때 앞으로 초기분양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이 지난달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단 44가구만 공급한 ‘마곡 센트레빌’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02.59대 1에 달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지난 7월 들어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던 이유는 분양시장에서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영향이 있다”며 “청약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당첨 확률이 낮아진 수요자들이 신축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이 신축으로 눈을 돌릴 정도로 청약시장은 과열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