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멧돼지가 확산 방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접촉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를 고려하면 최근 멧돼지 사체에서 발견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여전히 전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번식기를 맞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겨울을 맞아 멧돼지를 차단하는 것이 추가 확산을 막는 열쇠라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4일 기준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는 모두 14곳이다. 지난달 10일 경기 연천군을 마지막으로 추가 발생은 하지 않고 있다. 잠복기를 최대 3주로 잡아도 고비는 지난 셈이다.
반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견되는 사례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날 기준 연천 8건, 철원 7건, 파주 5건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20건이 발생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이날부터 완충지역의 야생멧돼지 총기포획을 농가 주변에서 지역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멧돼지 남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 점검회의에서 "멧돼지가 남하하지 않도록 완충지역 북측에서 총기포획을 집중적으로 해주길 바란다"며 "엽사 등 투입인력과 차량·장비에 대해 소독, 포획 후 사체처리와 같은 조치들은 긴급행동지침(SOP)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멧돼지가 남하할 경우 전국 확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번식기를 맞아 멧돼지는 먹이를 찾아 활동 범위를 넓히는 상황에서 겨울철 멧돼지 관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집돼지와 달리 야생 멧돼지는 계속 남하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며 "지역별로 멧돼지 출몰 지역과 주변 농장, 방역조치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