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공업이 1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현대공업은 지난 31일 부산 소재 창업투자 전문업체 선보엔젤파트너스 본사에서 100억 원 규모의 ‘HDI패스트이노베이션펀드(이하 HDI펀드)’ 조성을 위한 결성총회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펀드명의 HDI는 현대공업의 영문 약자로, 현대공업은 해당 펀드의 최대 출자자(LP)다. 펀드의 운용은 국내 벤처캐피털(VC)인 라이트하우스컴바인에서 맡을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방식의 펀드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순수 민간펀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스스로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현대공업은 꾸준한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부품업은 현재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번 펀드 조성의 배경도 현대공업의 이러한 고민이 담겨있다.
강현석 현대공업 대표는 “좋은 기술력을 확보한 유망 스타트업이 많고, 이들과 함께 성장을 고민하고 주력산업에서도 해법을 찾아갈 계획”이라며 “단순히 현재의 투자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는 스타트업을 심도있게 검토해 미래 시장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펀드조성 계기를 설명했다.
HDI펀드는 ‘세상에 없는 펀드’라는 약칭을 붙였다. 그동안 주목적을 두고 투자하는 스타트업 펀드와는 달리 HDI펀드는 주목적 투자대상도, 1회 투자 규모 제한도 없다. 중견기업 주도의 순수 민간펀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망 기업들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고, 현대공업이 테스트베드 제공 등 성장의 밑거름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투자방식은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의 투자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이나 중견 제약회사가 해당 방식을 활용해 펀드 조성 후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지만 흔치 않은 사례다. 이번 펀드 조성의 주최가 제조업 기반의 중견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