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모친, 북 여동생 재회 못 한 채 별세…이산가족 고령화 심각

입력 2019-10-29 21: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04년 금강산서 여동생 만나…90세 이상 이산가족 23.2%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딸 결혼식을 앞두고 강 여사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딸 결혼식을 앞두고 강 여사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는 2004년 7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 50여 년 만에 북쪽의 여동생 병옥 씨를 만났다. 고령의 두 자매는 서로 얼싸안고 아무 말도 못 한 채 눈물을 쏟아내다가 북받치는 감정을 가까스로 추스르고 밀렸던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신분이었으나 수차례 신청 끝에 이산가족 상봉 추첨에 뽑힌 강 여사를 동반으로 동행해 생면부지의 이모를 만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서먹한 상태에서 상봉했지만 어머니와 이모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눈물을 훔쳤다.

당시 문 대통령은 상봉 행사에서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님이 이모를 만나 염원의 1만 분의 1이라도 풀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공동 오찬에서 어머니와 함께 강 씨와 건배를 하는 등 정을 나누기도 했다.

강 여사는 함경남도 함주 출신으로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의 선친(문용형ㆍ78년 작고)과 함께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경남 거제로 피란했다. 강 여사와 여동생 강 씨는 이때 남과 북으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13일 출연한 KBS 추석 특별기획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에 출연해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며 "다른 일들은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함주군, 흥남시의 우리 옛날 살던 곳, 어머니와 외갓집을 한번 갈 수 있으면 더 소원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분단 후 65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이산가족이 고령화되면서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뜨는 사례가 많아졌다.

지난 4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남쪽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 10명 중 6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사망자는 총 7만 9786명으로 전체 신청자인 13만3360명의 약 59.8%다. 또 신청자의 연령대는 80~90세가 40.5%로 가장 많았으며, 90세 이상도 23.2%를 차지해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9월 한 달 동안에만 이산가족 신청자 320명이 눈을 감은 것으로 나타나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주장하고 관련된 정부 실무회담 요청을 반려하는 등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북한 측에서 문 대통령이나 정부 앞으로 조전을 보내는 등 공식적인 조의를 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5,291,000
    • +5.19%
    • 이더리움
    • 4,455,000
    • +1.53%
    • 비트코인 캐시
    • 614,000
    • +1.24%
    • 리플
    • 814
    • -2.51%
    • 솔라나
    • 308,300
    • +8.71%
    • 에이다
    • 828
    • -1.08%
    • 이오스
    • 772
    • -1.78%
    • 트론
    • 231
    • +0.43%
    • 스텔라루멘
    • 153
    • +0.6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2,850
    • -0.9%
    • 체인링크
    • 19,540
    • -2.69%
    • 샌드박스
    • 407
    • +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