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한옥 여사는 함경남도 흥남 출신으로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남편 문용형씨와 함께 경상남도 거제도로 피난을 왔다. 1978년 타계한 문용형씨와의 슬하에는 2남3녀를 뒀으며 문 대통령은 1953년 거제도 피난민 수용소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가난할 수 밖에 없었던 강 여사는 시장에서 좌판을 펴 장사를 하고 연탄배달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길이 아닌 곳은 가지 않는 가르침을 남겼다. 중학생이던 문 대통령을 데리고 암표장사를 하기 위해 이른 새벽 부산역으로 향했다가 차마 아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한 돈을 벌수 없어 그냥 돌아왔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강 여사는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기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들, 지갑이 얇으면 얇은 대로, 두꺼우면 두꺼운 대로 사는 사람이다. 저래가지고 세상 살겠나 싶었다”며 문 대통령을 '참 착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강 여사에 대해 "어머니를 떠올리면 늘 죄송하기만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저서 ‘운명’에서는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며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곧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강 여사는 최근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 시내 병원에 입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6일에도 헬기를 타고 부산을 찾아 강 여사를 문병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 여사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 등 일정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주어진 임무는 수행하시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강 여사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가족장으로 하시겠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