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위안부 폄하 논란'에 휩싸인 광고 송출을 중단한다.
유니클로는 20일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며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21일(월요일)부터 중단된다"고 했다.
앞서 일본 유니클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플리스 25주년 대화 30초. 유니클로 2019 가을/겨울(フリース25周年 Conversation 30sec. UNIQLO 2019 Fall/Winter)' 영상에 위안부 폄하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98세 패션 콜렉터인 백인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흑인 소녀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소녀는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가 내 나이 때는 어떻게 옷을 입었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말했다.
이 광고의 자막이 문제가 됐다. 미국에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 일본에선 "옛날 일은 잊었다(昔のことは, 忘れたわ)"라는 자막이 쓰였는데, 한국어 버전 광고에서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자막이 게시됐기 때문이다.
일본 광고와 달리 한국어 광고에만 '80년 전'이라는 시대가 특정됐는데, 80년 전인 1939년은 일본의 강제노역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때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00% 의도된 일"이라며 "논란이 된 것은 바로 '80년'이라는 부분인데, 80년 전은 1939년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라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내린 결정의 '진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당초 유니클로가 논란과 관련해 "위안부 폄하 의도가 없었다"며 기존 광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맺은 유니클로가 자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