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때를 광고에 언급해 '위안부 조롱' 논란에 휩싸인 유니클로 측이 "정치적, 종교적, 신념 등과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유니클로 측 관계자는 18일 "'전세계 모든 이들의 삶을 위한 후리스'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글로벌 시리즈 광고 중 하나고, 세대와 나이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후리스의 특성을 유쾌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유니클로는 기업 방침상, 전세계 어디에서나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광고에 등장한 90대 할머니와 10대 디자이너가 나누는 대화 중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며 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때를 특정해 노출한 것과 관련해 유니클로 측은 "이들의 실제 나이 차이가 80살이 넘는 만큼,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사람 모두가 후리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광고를 보시는 분들이 바로 즉각적으로 이해하시기 쉽도록 글로벌 광고와는 별도로 한국에서 추가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 대해 자막처리 했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일본 유니클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플리스 25주년 대화 30초. 유니클로 2019 가을/겨울’(フリース25周年 Conversation 30sec. UNIQLO 2019 Fall/Winter)이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3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98세 패션 컬렉터인 백인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흑인 소녀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소녀는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가 내 나이 때는 어떻게 옷을 입었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말했다.
문제는 자막이었다. 미국에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 일본에선 "옛날 일은 잊었다(昔のことは, 忘れたわ)"라는 자막이 쓰였다.
그러나 한국어 버전 광고에서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자막이 게시됐다. 일본 광고와 달리 한국어 광고에만 '80년 전'이라는 시대가 특정된 것이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본의 강제노역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진 때이다.
한편 유니클로의 '위안부 조롱' 광고와 관련해 서경덕 교수는 "100% 의도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논란이 크게 된 부분은 바로 '80년'이라는 부분인데, 80년 전은 1939년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 시기"라며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고,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구만 몇백만 명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어 "가장 큰 문제는 누리꾼들이 지적한 데로 한국 광고 자막에만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니?'라고 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