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절대금리가 낮은 비우량 회사채 인기는 뚝 떨어지며 양극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이날 3년물 회사채 발행액을 15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2일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모집 금액 800억 원의 4배를 뛰어넘는 약 3300억 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발행금리도 2%대로 진입하면서 금리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증액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화투자증권은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2300억 원 규모 주문을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 신용등은 ‘A+’다.
현대종합상사는 11월 초 최대 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9일께 진행되는 수요 예측에서 3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모집한 후 증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2015년 현대중공업 계열로부터 분리됐지만 이후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 현대가와 긴밀한 영업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고정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KT는 모집액 대비 약 5배 많은 1조4200억 원의 뭉칫돈을 확보하며 발행 규모를 예정액보다 두 배(6000억 원) 늘렸다. 우리금융지주는 예상액보다 2000억 원 증가한 5000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SK에너지는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보다 2000억 원 늘어난 5000억 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한편에선 양극화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든다.
9월 파라다이스(A+)와 한화건설(BBB+)에 이어 10월에도 롯데건설(A+), 군장에너지(A+) 회사채가 미매각됐다.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하위 등급의 수요 예측 경쟁률은 2.9배로 상반기 5.1배 대비 크게 낮아졌다.
BBB급인 대한항공, 삼성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동국제강 등은 비싼 돈을 주고 사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 쓰는 형편이다.
시장에서 AㆍB등급 회사채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매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등급(3년 기준)의 현재 수익률(YTM)은 1.9% 수준이다. 연초 2.6% 대비 70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AA+등급과의 차이도 10bp 축소됐다.
NH투자증권 김준용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협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고, 기업의 신용도 하락 추세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면서 “낮은 등급 기업들에 대한 펀더멘털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