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월 최대 30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이 소득 하위 20%에서 40%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공적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2014년 7월부터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 이내의 노인 516만여 명이 대상이다.
통계청의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고령 인구로 진입하는 2020년대에 들어서면 생산가능인구가 연평균 33만 명씩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올해 11조5000억 원(국비 기준)에서 2023년 17조 원으로 연평균 10.4%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해 불평등 완화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소득 하위 20% 이하는 실제 고통받고 있는 절대 빈곤 노인들”이라며 “세금으로 충당하는 기초연금만 늘리면 미래세대에 부담만 늘고 투입 비용 대비 소득격차 완화 효과는 적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사업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0만 개 늘려 74만 개를 만들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개수만 늘리는 데 급급한 단순 알바 성격의 공공형 일자리가 아닌 민간 분야에서 다양한 직종에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즉 ‘시장형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만 개가 넘는 노인 공공형 일자리는 하루 3시간 이내 어린이 통학길 교통안내, 쓰레기 줍기, 급식 보조 등 용돈 벌이 성격의 일자리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공공형 일자리는 고용지표 개선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공공형 일자리 증가는 한계가 있다. 민간 분야 일자리 창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분야의 노인 일자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윤 연구위원은 “고령 근로자를 고용할 때 사업주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통해 시장형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시간과 임금을 유연하게 조절하면서 사회보험과 보장은 유지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고령 근로자가 노동시장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