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은 10곳 안팎이다. 희귀하거나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올해 6월 임상 3상을 마쳤으며 연내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유럽 임상 2a상도 추진한다. 퓨어스템-에이디는 세계 최초의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로, 1회 투여로 효과가 3년간 지속하는 강점이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알에이’와 크론병 치료제 ‘퓨어스템-시디’의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퓨어스템-알에이는 진행 중인 1/2a상에서 반복투여에 대한 치료적 탐색과 적정 투여용량을 결정하고 2b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퓨어스템-시디는 1월 임상 1상을 마치고 장기추적 관찰과 함께 해외 임상 진입을 검토 중이다.
2012년 세계 최초 지방유래 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의 상용화에 성공한 안트로젠은 당뇨병성 족부궤양, 이영양성수포성 표피박리증, 크론병 등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기대가 큰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는 국내 임상 3상과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의 약 15%가 경험하며, 내버려 두면 궤양이 심각해져 발가락이나 발을 절단하게 되는 질환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이영양성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는 일본에서 시판 허가 절차에 들어간다. 이영양성수포성 표피박리증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 경계부를 연결하는 단백질인 콜라겐7이 결핍돼 발생하는 희귀 유전성 질환이다. 일본은 희귀 유전성 질환에 대해 정부가 100% 의료비를 지원하는데, 치료제 상용화 시 환자 1명당 연간 치료비는 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는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으며, 2018년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파미셀도 추가적인 제품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파미셀은 알코올성 간경변 치료제 ‘셀그램-LC’의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식약처는 올해 2월 이를 반려했다. 임상 2상의 1차 평가변수가 부적절하고, 임상 결과의 타당성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회사는 3월 반려 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고, 5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으로 상업화 임상 3상을 위한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셀그램-ED’는 지난해 1월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 2상 시험계획을 낼 예정이다. 이밖이 밖에 전립선암료제와 난소암 치료제의 비임상 시험을 마쳤다.
메디포스트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에 이어 희귀질환인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뉴모스템은 조건부 품목허가를 목표로 국내 임상 2상 중이며, 미국에서는 임상 1/2상을 완료했다. 8월 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서 미국 임상 및 허가 단계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차바이오텍은 뇌졸중, 무릎관절연골결손, 알츠하이머, 퇴행성 요추 추간판 만성 요통, 황반변성증, 간헐성파행증 등 국내 최다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코드스템-ST’는 1/2a상을 2017년 4월 임상 식약처의 임상 2b상 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으며, 혈전용해제가 유일한 대안이라 상용화 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개발 의지에 비해 정부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례로 식약처가 임상 2상만으로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조건부 허가제를 2016년 세포치료제까지 확대했지만 아직 혜택을 본 곳은 없다.
업계는 내년 하반기 시행될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자원에 관한 법률안(첨생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 묶여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이 상당히 정체됐다”며 “첨생법 등으로 허들을 완화하면 개발 기업들이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