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각류 최고 몸값을 자랑하던 킹크랩이 대게보다 싸졌다.
이마트는 9일까지 제철을 맞은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마리당 2~3㎏)을 100g당 5980원에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러시아산 킹크랩 판매가는 지난 7월 100g당 9480원에서 8월 8980원으로 내려간 데 이어 5000원대까지 떨어지며 가격이 3개월 새 35% 가량 저렴해졌다.
러시아산 킹크랩의 수입 시세는 10월 초 현재 ㎏당 30~35달러(한화 3만5000원~4만 원) 사이로 형성돼, 올 7월 50~60달러(한화 6~7만 원)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작년 동기 시세 37~40달러와 비교해도 가격이 10% 정도 싸다.
이는 킹크랩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킹크랩 소비가 부진한 반면, 러시아의 킹크랩 조업량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1만 톤에 달하는 킹크랩을 수입한 중국은 하반기 들어 경기 둔화 등으로 고급 갑각류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 9월부터 중국 항구를 통해 수입되는 킹크랩 물량이 전년 대비 20~30% 줄어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반해 2016년 1만7000톤 규모이던 러시아의 레드 킹크랩 조업할당량은 2017년 2만1000톤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2만6000톤으로 늘어나며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게의 경우 주요 생산국의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고시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판매가 역시 100g당 6600원으로 킹크랩보다도 약 10% 비싸다.
올해 역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쿼터를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할당 받은 킹크랩 조업량을 채우지 못하면 내년 쿼터가 삭감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현지에서는 어선들이 앞다퉈 킹크랩 조업에 나서고 있다.
정기영 이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중국의 킹크랩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러시아산 킹크랩의 국내 반입량이 크게 늘어나 동해안의 수산물 계류장이 킹크랩으로 가득 차 있을 정도”라며 “이번 행사는 맛과 품질이 킹크랩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레드 킹크랩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