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연상되는 수준 높은 클래식 발레입니다. 한국 고전이지만 예술엔 경계선이 없죠. 무용수로서 저의 ‘최대치’를 무대 위에서 보여주겠습니다.”
오는 4~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춘향’에서 푸른 눈의 이몽룡 역을 맡은 발레리노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세계적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그가 유니버설발레단 강미선과 호흡을 맞춘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한치의 고민 없이 바로 해보고 싶었다”면서 “한국의 정서를 담고 있는 높은 수준의 클래식 창작 발레로, 어떤 작품보다도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춘향’은 2007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두 번째 창작 발레로, 차이콥스키 음악에 춘향과 몽룡의 애틋한 사랑을 버무려 한국적 아름다움을 살린 작품이다. 국립무용단 배정혜 전 단장이 초기 연출을 맡았고, 지난 2014년 음악을 차이콥스키 곡으로 교체하는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거쳤다. 이에 맞게 안무와 연출을 수정하고 의상 일부도 새로 제작했다.
그는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 초청으로 무대에 올랐던 ‘스페셜 갈라’에서 ‘몽룡’ 역을 제안 받았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시몬 츄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푸른눈’ 몽룡이 탄생했다.
쉬클리야로프는 러시아어로 번역된 춘향전을 읽으며 작품을 연구했다. “소설 춘향을 읽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주제는 ‘사랑과 정의가 이기고 악을 물리친다’로 해석했죠.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굳이 다른 클래식 작품과 비교한다면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한 것 같아요.”
다른 작품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글이 쓰인 부채나 붓을 많이 들고 있어서 적응이 힘들었지만 소도구의 미(美)가 많이 담겨있는 것 같다”라며 “외국인의 눈으로 ‘춘향’을 제대로 해석했는지는 직접 공연장에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4∼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3만~1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