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단가 하락 지속과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로 우리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 감소한 44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와 반도체 D램 단가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단가하락 영향으로 주력품목인 반도체(851억 달러・-31.5%)와 석유제품(345억 달러・-18.8%), 석유화학(338억 달러・-17.6%) 수출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 D램 가격은 전년 대비 55.8% 하락했는데 역대 최고 반도체 수출을 기록한 작년 9월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업황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디스플레이(-17.1%), 철강제품(-9.1%), 섬유(-5.7%) 등도 부진했다.
반면 자동차(4.0%), 무선통신(1.1%), 차부품(2.1%), 선박(30.9%), 가전(0.4%) 수출은 증가했다. 이차전지(7.2%)・바이오헬스(25.2%)・화장품(15.1%)・농수산식품(10.5%) 등 신(新)수출성장품목도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21.8%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산업경기 부진으로 반도체 등 우리 중간재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한 미국(-2.2%), 아세안(-0.5%), 일본(-5.9%) 등으로의 수출도 감소했다. 반면 독립국가연합(CIS·41.3%)・유럽연합(EU・10.6%)・중남미(10.8%)로의 수출은 늘었다.
지난달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회복의 신호도 감지됐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이 21억80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고,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에도 수출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징조에 올해 수출이 성장세로 전환될 수 있냐는 질문에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미중 무역분쟁 갈등과 반도체 업황 부진 해소가 수출 상승 전환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반도체의 경우 상반기보다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내년 초에는 플러스로 돌아서지 않을 까 전망된다"고 말했다.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수출규제 품목(1억8000만 달러)이 7∼9월 전체 대일 수입(117억10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해 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또한 3개 품목 수출 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우리나라의 대세계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산업부는 "7∼9월 대일 수출(-4.1%), 수입(-8.4%)은 감소했으나 올해 월평균 수준이며 무역수지 또한 월별 무역수지(-20억∼-10억 달러)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규제 이후 한일 양국 전체 수출에서 상대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도 오히려 한국에 유리하게 나타났다.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6.3%, 7월 6.6%, 8월 6.9%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 5.5%, 5.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보다 5.6% 감소한 38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9억7000만 달러 흑자로 92개월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에서 활력 회복 조짐이 발견된 만큼 수출 분위기 반전을 위해 민관합동으로 수출 총력 지원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