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유승민·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 15명은 30일 국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비상행동)을 공식 출범하고 유승민 의원을 대표로 추대했다. 손 대표를 주축으로 한 당권파를 인정하지 않고 사실상의 독자적인 지도부를 구축한 것이다. 이들은 4·3 보궐선거 참패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을 지나며 줄곧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비상행동은 당 지도부와 별도로 당의 변화와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독자적인 지도부 성격을 갖는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당 위기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선택을 하고 중지를 모으는 모임이고 목표에 달성할 때까지 대표직을 제 모든 것 바쳐서 수행하겠다”며 “바른미래당 창당 정신인 개혁적 중도보수 정신을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치권에서는 비상행동의 출범을 총선을 앞둔 야권발(發) 정계개편과 연결짓고 있다. 다만 이들이 당장 ‘집단탈당’이나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유 의원은 탈당이나 창당 가능성에 대해 “전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지금 이대로 갈 수는 없다는 점에선 이 모임을 같이하는 모든 의원들과 의원들이 상당수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의원 한국당과의 통합설과 관련해 “앞뒤가 안 맞고 저희 진정성을 모독하는 정치공세”라며 일축했다.
한편 손학규 대표는 비상행동의 출범에 대해 “정치적 양심이 없는 행동”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손 대표는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그 시각에 그 옆에서 (회의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국론 분열을 우려하고 있는데 당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조장하는 것은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유 의원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