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단지 운동화 업체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패션을 주도하는 등 혁신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이키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2% 급등한 90.81달러로 마감했다. 주가 급등을 이끈 것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이다.
2020 회계연도 1분기(올해 6~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06억6000만 달러(약 13조 원)로 시장 예상인 104억4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억7000만 달러(주당 86센트)로 전년보다 25% 급증하고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주당 71센트 순익을 뛰어넘었다.
세계 각 지역 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중국 매출은 미중 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환율 변동 영향을 제외하면 27% 급증했다.
이런 성적표를 비판할 여지는 별로 없다. 하지만 나이키의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에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나이키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22% 이상 상승했으며 이날 종가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9배로,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의 17배를 압도하고 있다.
나이키가 이 밸류에이션을 지속하려면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나이키 신발과 의류가 전 세계에서 이미 널리 보급된 점을 감안하면 장기 호황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이키는 성장세를 유지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런 노력을 신뢰하고 있다.
WSJ는 나이키가 일상생활에서도 운동화나 운동복을 입는 최신 패션 트렌드인 ‘애슬레저( Athleisure)’의 최전선에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거나 밤에 외출할 때도 나이키 운동화와 셔츠를 입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토가 됐다.
운동화를 패션 아이템으로 간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단순히 운동하려고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계를 수집하는 것처럼 여러 켤레의 나이키 운동화를 보관하는 것이다. 길게 늘어선 운동화 컬렉션을 선보이는 스니커즈 애호가들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인기가 높다.
나이키는 온라인 판매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계 1분기 온라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나 전분기의 35%보다 더 큰 성장세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