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가 2%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갈등 확산 등 세계교역 시장이 위축에 따른 직격탄을 맞아 세계 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0%대 물가상승률 지속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외 경기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은 1.8%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7% 성장했던 국내 경제는 올해 상반기 1.9% 성장에 그치며 세계경기보다 더 빠르게 활력이 떨어졌다.
세계 경제는 지난해 3.6%에서 올해 3.1%, 내년 2.9%로 둔화할 전망이다.
국내경제는 올해 세계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8.6%를 기록해 세계 평균 -2.6%보다 감소가 심했다.
세계교역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우리 제조업 수출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5G 수요확대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센터에서의 메모리 수요 확대가 미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전망기관들이 내년 반도체 산업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며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소비 활력을 더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15~64세 주력생산연령 인구가 2017년부터 감소한 이후 올해까지는 감소 폭이 미미했으나 내년에는 0.6%에 달하는 23만 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15~64세 인구는 생산뿐 아니라 소비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이다.
주택경기 하향에 따른 투자위축으로 건설투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출규제 정책이 지속되고, 경기 부진에 따른 가구소득이 둔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택수요가 확대되기 어렵다
저성장 기조와 함께 0%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근본 원인은 경기부진으로 수요측면에서의 가격 인상 압력이 낮은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0.5%, 내년에도 0.8% 수준의 낮은 상승률이 예상된다.
한편, 세계경제는 2017~2018년 세계경기 반등을 이끌었던 투자수요가 일단락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확산으로 세계교역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른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당장 수익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수요위축 현상이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로 확산하면서 경기하향의 골을 깊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선진국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이르면서 추가고용 여력이 떨어지는 데다 기업수익성 저하로 임금상승세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독일, 중국 등 제조업 중심국의 경기위축이 심했다면 내년에는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소비비중이 높은 국가들도 하향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