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넘게 뛴 시금치와 피망 등 농산물 가격에 생산자물가는 석달만에 반등했다. 환율 급등으로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자기기 등도 석달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기조적 흐름을 엿볼수 있는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는 낙폭을 키우며 두달연속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농산물은 6.9% 올라 작년 8월(16.3%) 이후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폭염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시금치(133.9%), 피망(144.1%), 상추(92.7%) 등 값이 크게 오른 탓이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품 물가는 1년만에 가장 큰 폭인 3.3% 상승을 기록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0.4%)와 제1차금속제품(0.4%)이 오른 공산품도 0.1% 상승했다. 역시 석달만에 반등이다. 원·달러 환율이 2.9%(33.67원) 급등한데다, 안전자산선호 현상에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해 6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때문이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과 서비스는 각각 0.1%씩 올라 두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식점 및 숙박서비스(0.3%)와 운송서비스(0.3%)는 여름 성수기에 따른 수요증가로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라 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부문도 전년 같은기간대비 0.2% 하락했다. 두달연속 내림세로 역시 2016년 9월(0.9%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 폭염에 따른 농산물값 상승에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면서도 “9월에도 환율과 원자재가격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 부진을 과도하게 소비자물가와 연계할 필요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생산자물가는 통상 소비자물가를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최종재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알려져 있는 만큼 선행성이 강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