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내수 판매 회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북미판매와 수출이 개선세에 접어들었고, 하반기 신차들이 잇따라 내수시장에서 기대치를 넘어서는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정점은 올 연말 겉모습을 화끈하게 바꿔 등장할 3세대 K5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상반기 북미판매 회복을 시작으로 저점을 통과한 이후, 하반기 내수에서 선방하며 본격적인 실적 향상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올 상반기 북미 판매는 총 30만5000여 대에 달해 전년 대비 약 3.8% 상승했다. 주력 모델이 제품교체 주기를 앞두고 판매가 주춤했지만, 신형 SUV 텔루라이드가 3만여 대 팔리며 실적 방어를 주도했다.
상반기 수출도 전년 대비 7.5% 늘어난 49만4000여 대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반등에 힘이 됐다.
하반기에는 그동안 침체했던 내수판매가 크게 개선됐다.
당장 7월과 8월 내수 판매가 지난해 대비 0.8% 감소한 9만 대 수준에 머물렀다. 판매는 줄었지만 같은 기간 전체 내수판매가 무려 4.2%나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꽤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처럼 내수 실적(판매) 방어를 주도한 주인공은 잇따라 출시해 시장을 휩쓸고 있는 신차들이다.
6월에 선보인 K7 페이스리프트와 7월 소형 SUV 셀토스, 8월 모하비 더 마스터가 시장에서 연달아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셀토스는 출시 2개월 만에 월 판매 6109대를 달성해 동급 소형 SUV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셀토스를 제외하면 잇따라 시장에서 ‘안타’를 쳐낸 주인공 모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막대한 개발비 대신 상품성 개선과 디자인 변경만으로 신차 효과를 누리는 차들이다.
부분변경 모델인 K7은 본격적인 출시 첫 달(7월)에 8173대가 팔렸다. 8월에도 6961대가 팔리며 2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현대차 그랜저IG와 격차가 존재하지만 월 최대 생산량이 6000대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이미 K7 생산라인은 ‘풀(Full)’ 가동 중이다.
월 생산 가능물량이 2000대 수준인 모하비 역시 사전계약이 7000대나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 판매가 800대 안팎이었던 것을 따져보면 꽤 고무적인 수치다.
모하비의 경우 지금 계약해도 올해 안에 신차를 인도받기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처럼 내수에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기아차는 연말에 공개할 3세대 K5(DL3)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DN8)이 갖춘 대부분의 첨단 주행보조장치를 모두 가져온 것은 물론, 최근 기아차가 선보이고 있는 남성적이고 날카로운 디자인 이미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흡사 1세대 K5 출시 때와 맞먹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결국 상반기 북미시장 호조와 환율 효과로 실적을 방어한 기아차는 하반기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제껏 출시된 신차들이 안타 수준이었다면 3세대 K5는 홈런에 가까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포커스 그룹 인터뷰(주력 수요층 품평회)’ 결과가 고무적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