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위원장은 19일 오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을 방문했다. 은 위원장은 1층 금융민원센터를 찾아 직원들과 인사한 뒤 센터에 마련된 일본 수출규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 민원담당 직원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윤 원장은 간담회 중간 현안을 요약해 은 위원장에게 설명했고, 은 위원장은 궁금한 점을 윤 원장에게 묻는 모습을 보였다.
간담회 마지막 무렵에는 양 기관의 소통과 화합을 다짐하는 발언이 나왔다. 은 위원장은 “기업은 금융기관에 문턱이 있다고 하고, 금융기관은 금감원 문턱이 높다 그러고, 금감원은 금융위 문턱이 높다고 한다”며 “이는 서로 부딪히면서 소통이 잘 안 돼서 그런 것이므로 금감원과 금융위가 한 팀이 돼 움직이면 소통 부재에 따른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원장은 “은 위원장 방문을 계기로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문턱이 닳아 없어져 서로 소통과 지원이 잘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일본 수출규제 피해 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해 금감원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감독 당국이 무조건 (대출을 승인)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피해기업 지원에) 금융기관의 역할이 필요한데 제가 말하면 관치금융이 되니 금융기관 스스로 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약 30분간 비공개 면담 일정을 진행하고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두 수장은 우선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에 충분한 금융지원을 하고 DLF·DLS 관련 검사는 마무리되는 대로 엄중 조치 후 판매규제 강화 등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다음 달 국정감사 이전에 별도의 검사 결과를 브리핑할 방침이다. 윤 원장은 회동 직후 “지금 합동검사가 진행 중이며 그 내용을 정리해서 (국감 이전에) 발표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수장은 전날 증권업과 인터넷은행 진출 계획 중단 검토 발언을 내놓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는 소통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은 위원장은 “기업을 경영하는 분과 틈(갭)이 있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 역시 “공대생과 상대생(경영학과)이 말이 잘 안 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며 “갈등이 있는데 노력해서 (해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두 금융기관의 화합은 문재인 정부 중반 이후 금융정책 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양측은 키코(KIKO) 재조사와 금감원 종합검사,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등의 사안을 놓고는 의견 차이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