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석<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 모두 강연에서 “이미 6년간 계속돼 온 낮은 물가상승률은 우리나라 경제 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하락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 1.5% 기준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 아니며, 경제상황에 필요한 금리정책 수준이 문제되는 단계도 아니다. 금리정책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정책여력은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밝혀왔던 것과는 다른 결이다.
결국 한 번 이상의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힌 셈이다. 그는 8월 금통위에서도 조동철 위원과 더불어 금리동결에 반대하고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신 위원의 논리는 “경기부진과 물가부진이 지속되면서 7월 한은 전망경로대비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며 “변화된 경제상황에 맞춰 기준금리 정책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멘데이트(mandate·책무) 중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출 때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위원은 “돌아볼 때 우리 금통위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여타 국가와 비교할 때 좀 더 높았다”며 “당연하게도 통화정책에 있어서 최적의 가중치는 상황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목표제의 궁극적인 과제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유지”라며 “물가상승률은 목표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을 경제주체에게 주는 것이 인플레이션 목표제 아래 통화정책 담당자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저인플레이션의 폐해로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통화당국 금리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을 꼽았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지만 기조적 판단을 위해 근원물가를 본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0.8~0.9% 수준이다. 근원물가 0%대도 처음이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숫자 의미를 받아드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을 견인키 위해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 안내)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목표와 실제 물가상승률 격차가 상당기간 지속될 때 2% 기대인플레를 유지할지 아니면 실제 6~7년간의 실제 인플레를 기대인플레로 받아드려야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2%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2%로) 갈수 있는 경로는 무엇인지 좀 더 투명한 정책방향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실질중립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고, 최근 발표된 중국 산업생산지표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중국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4.4%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 위원은 “글로벌 슬로우다운과 교역정체 상황에서 중국 산업생산지표 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