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솔로몬제도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향후 인프라 사업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법인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솔로몬제도에 진출해 건설뿐만 아니라 금융과 향후 시설물의 완공 후 유지·관리까지 맡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하반기 솔로몬제도에서 티나 수력발전 유한회사(Tina Hydropower Limited)를 설립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설립한 법인은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 남동쪽 20㎞ 인근에 댐과 도수터널, 진입도로의 시공과 운영을 위한 금융, 유지·보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이 법인이 준비하는 프로젝트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은행이 프로젝트 개발과 금융 조달을 맡아 지원을 하는 사업으로 수출입은행과 녹색기후기금(GCF)을 포함한 5개 기관이 금융 지원에 나섰다. 국제금융공사(IFC)와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의 지원도 받는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2024년까지 호니아라 인근의 티나강에 저수 용량 700만㎥ 규모의 발전용 댐과 15MW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향후 30년 동안 연간 85GWh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2억11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다.
이번 사업은 최근 아세안 시장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분 참여로 신흥국 인프라사업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 시행 과정에서 약 1200억 원대의 국내 건설 인력 및 기자재가 투입되고 국내와 솔로몬제도 현지에도 이 사업과 관련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수자원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의 수주를 준비해 왔고 지난 해 수자원공사가 솔로몬제도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지 사정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아직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수자원공사는 시공 관련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솔로몬제도 정부와는 계약을 마무리지은 상태”라며 “일단 올해 안에 삽을 뜬다는 계획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현지 사정 등에 따라 착공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착공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1~2개월 내 수주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내부적으로 이 사업의 수주를 올해 목표로 잡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제 수주 관례상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장을 밝히는 데 조심스런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구체화 된 것이 아니라 보다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면서 “이 사업은 수년 전부터 추진하던 것으로 아직 정확한 일정이나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이 진행되는 솔로몬제도는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인근의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다. 우리에겐 조세 회피처로 많이 거론되는 곳이다.
솔로몬제도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발전이 국가 전력생산의 97%를 차지해 발전 단가가 높고 전력망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만이 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솔로몬제도의 일반 소비자 평균 전력요금은 64센트/kWh로, 우리나라 평균 전력요금과 비교해 무려 6배가 넘는 수준인데 이번 공사가 완료될 경우 전기 요금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