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외국인이 최근 대량매도했던 채권 자금을 역송금한데다, 주식시장에서도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2% 넘게 폭락한 것도 원·달러 상승을 부추겼다. 앞서 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유라에게 지원한 말 3마리를 뇌물로 인정하며 2심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뇌물액수가 늘어나며 이재용 부회장의 재구성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위안화 환율에 연동하는 흐름도 여전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올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 채권매도 자금 역송금과 주식매도에 비드가 탄탄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주열 총재의 10월 인하 시사나 인하 관련 소수의견 여부에 장이 출렁일수 있다고 봤다. 다음달 1일부터 미중 양국간 추가 관세가 발효된다는 점에서 위험회피 심리는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당국 저항선으로 보이는 1220원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17원(0.10%) 상승한 1148.58원을 기록했다. 27일 10.3원(0.89%) 하락 이후 이틀째 소폭 오르는 모습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2.0/1212.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6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는 시종일관 상승곡선을 보였다. 일단 위안화에 많이 연동하는 흐름이었다. 1200원 초반에선 네고보단 결제가 우세했다. 장막판 대법원 판결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다보니 주식관련 달러 매수세도 있었다. 반면 당국 개입경계감에 추가 상승은 막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일 금통위다.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이 총재가 어떤식으로 10월 인하 시그널을 줄지,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지 여부에 따라 장중 변동성은 클 것”이라며 “이후 다음달 1일부터는 미중 양국간 추가 관세가 발효된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외환당국 관리수준인 1220원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어제까진 수출업체와 외환당국 달러매도 물량이 많았다. 반면 오늘은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와 최근 대량 매도했던 채권자금에 대한 역송금으로 비드가 받쳐지는 모습이었다. 어제 그제 사이 월말자금 관련 수출업체 물량은 어느정도 소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국 관리 수준인 1220원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 위로 더 방향을 잡긴 힘들다는 판단이다. 당국 스탠스가 확고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다음주가 추석이라는 점에서 다음주까지 관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이같은 물량이 많다면 원·달러 하단은 1205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4시 현재 달러·엔은 0.04엔(0.04%) 떨어진 105.87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오른 1.107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3위안(0.05%) 상승한 7.174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68포인트(0.40%) 떨어진 1933.41을, 코스닥은 3.33포인트(0.55%) 내린 599.5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1168억7300만원어치를, 코스닥을 1141억65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50원(1.70%) 급락한 4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만3050원까지 떨어졌다.
템플턴 펀드로 추정되는 외국인은 27일 원화채권시장에서 짧은 만기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중심으로 1조8660억원어치나 순매도한 바 있다. 이는 2017년 12월27일 2조8000억원 순매도 이후 1년8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