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미국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 시장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러한 추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국 국채 ET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TIGER 미국채10년선물 ETF’ 설정액은 지난달 26일 183억 원에서 전날 376억 원으로 193억 원(105.46%) 늘며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외에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27.27%),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7.81%), ‘KODEX 미국채10년선물’(7.14%) 등도 전달 대비 설정액이 늘고 있다.
돈이 몰리면서 일일 거래량도 급증했다. TIGER 미국채10년선물 ETF 거래대금은 이날 9억3740만 원으로 한 달 전(1억8980만 원)에 비해 7억4769만 원 늘었다. 지난달 하루 거래대금이 770만 원에 불과했던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 ETF는 26일 하루 동안 4억180만 원어치가 거래됐다.
달러 강세를 타고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자 미 국채 ETF에 자금이 쏠렸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6월부터 개인 순매수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에 더불어 금리 하락에 대한 베팅도 함께할 수 있는 만큼 발 빠른 투자자들이 이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시장에 출시된 미 국채 ETF가 대부분 장기채권을 추종하는 만큼 수익률도 좋다. 장기채일수록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폭이 높기 때문이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 ETF는 6개월간 21.52%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10년물을 따르는 KODEX 미국채10년선물(17.83%), TIGER 미국채10년선물(16.37%)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통화 완화 정책에 힘입어 미국 채권 ETF에 관한 관심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한두 차례 더 내리는 등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금리 반등 가능성이 작아 전망이 밝은 만큼 채권 비중을 늘리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