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금 지급 현황·지배구조 ‘현미경 검증’ 예고
삼성생명도 외부 영업지점 등 대대적 점검 ‘만반의 준비’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사전 종합검사를 시작으로 삼성생명과의 전면전을 펼친다. 삼성생명은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후 크고 작은 갈등을 보여 종합검사 부활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본게임’에 들어간 금감원이 어떤 카드를 내밀지 관심이다.
2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대해 26일부터 내달 6일까지 10영업일간 사전 종합검사에 착수한다. 본 검사는 추석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25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애초 10월께 본 검사에 들어갈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연내 매듭을 짓기 위해 일정을 다소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중점 검사 항목은 △금융소비 권익 보호 및 금융거래질서 확립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내부통제 △금융시스템의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시장 영향력 등이다.
금감원은 법정 다툼까지 벌인 즉시연금에 대해서는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단언했지만, 전체적인 보험금 지급 현황 등 소비자 민원 부문에서는 엄격한 검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지배구조 항목도 중점 사안이다.
애초 삼성생명은 금감원 종합검사의 첫 타깃이 될 거란 예상이 있었다.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후 즉시연금, 암 보험금 등의 이유로 마찰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보복성 검사라는 여론을 의식해 하반기로 검사를 미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꼭 잡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이 앞서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을 정하고 검사를 마무리했지만 ‘몸풀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종합검사를 통해 사전연습을 한 금감원이 삼성생명 종합검사에는 더욱 철저히 대비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합검사를 부활시킨 금감원 입장에서도 시작하자마자 잡음이 생기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삼성생명 내부에서도 차라리 첫 타자로 검사를 받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생명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미 종합검사에 철저히 대비했다. 올 초부터 영업현장의 불완전판매 등 내부통제와 관련한 대대적인 내부 점검에 돌입했다. 외부 영업지점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계사들의 미승인 고객 안내자료 활용실태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주 52시간제’도 삼성생명엔 방패막이 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검회사에서 금감원 때문에 법을 어기게 됐다는 말이 나오면 곤란해지는 상황”이라며 “잡음이 나오지 않게 미리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론 등을 의식해 한발 후퇴한 금감원이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라며 “총력을 다해 검사를 진행해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