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후 이같이 말했다.
대변인은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신냉전을 불러오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이 끝나기 바쁘게 ‘F-35A’ 스텔스 전투기들을 미국으로부터 또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그러한 움직임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첨단살인 장비들의 지속적인 반입은 북남공동선언들과 북남군사 분야 합의서를 정면 부정한 엄중한 도발로서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를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 밝힌 발언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최근 잇따라 문 대통령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대변인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해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욱이 미국이 최근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일본을 비롯한 조선반도 주변 지역들에 ‘F-35’ 스텔스 전투기들과 ‘F-16V’ 전투기들을 비롯한 공격형 무장 장비들을 대량투입하려 하면서 지역의 군비경쟁과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최대로 각성시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을 비추어 볼 때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변인은 “우리는 합동군사연습과 남조선에 대한 무력증강책동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위험한 행위로 된다는 데 대해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번 담화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해 한국 정부와 비핵화 북미 실무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과 실무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조기 북미 실무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다만 북한이 대화의지를 나타낸 만큼 실무협상에 복귀한다면 한미연합훈련과 한국의 최첨단 무기 도입에 대한 문제 제기로 비핵화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