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상반기 퇴직금을 포함해 70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전 이사회 의장과 구본준 LG그룹 전 부회장도 100억대 보수를 받고 떠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주요 그룹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79억3600만 원을 받아 '보수킹'에 올랐다.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32억 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14일 국내 주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한진, 진에어, 한국공항 등 5개 회사에서 상반기 퇴직금 647억4558만 원과 급여 54억5444만 원 등 총 702억 원을 받았다. 조 전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전 이사회 의장은 퇴직금 123억5800만원, 급여 4억8900만 원 등 총 138억1400만 원을 받았다.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했던 김 전 의장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측근으로 그룹 2인자로 꼽혔다. 올해 3월에 45년 만에 은퇴했다.
최태원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상반기에 SK㈜,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로부터 총 40억원을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에서 보수를 받으면서 연봉은 총 60억원으로 2017년보다 40억원 인상된 바 있다.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위 자리를 지켰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보수 10억7200만원 등 7개 계열사에서 총 79억3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상반기 현대차로부터 22억 원, 현대모비스로부터 15억4000만 원 등 총 37억4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보다 12억2300만 원 줄었다.
반면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로부터 22억6700만원, GS건설로부터 43억7800만 원을 받아 상반기 총보수가 66억4500만 원이었다. 지난해보다 10억원 이상 늘었는데, 작년에는 없던 GS건설 상여(31억8500만 원)가 생긴 덕분이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32억 1200만 원을 상반기 보수로 받았다. 이 중 급여가 21억5200만 원, 상여가 10억6000만 원이었다. 구본준 전 부회장은 퇴직금 98억4200만 원, 급여와 상여금 등까지 더해 총 121억400만 원을 수령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주식회사, CJ제일제당, CJ ENM에서 총 38억5000만 원을 수령했다. 이 회장은 2016년 건강상의 이유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한때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공개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은 각각 19억6900만 원, 정용진 부회장은 17억1800만 원, 정유경 총괄사장은 14억9800만 원씩 수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를 전혀 받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급여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