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8월호 보고서 ‘2019년 상반기 노사관계 평가 및 하반기 쟁점과 과제’에 따르면 올 1~6월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파업 건수는 47건이었다. 2006년 상반기 52건 이후 13년 만에 최대다. 예년 상반기 파업 발생 건수는 2016년 29건, 2017년과 2018년 각각 40건이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올해 1~6월 11만8130일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7만7585일)보다 약 1.5배 많은 수치다. 노사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 등을 통한 노동 기본권 보장과 같은 주요 노동정책 공약을 제시했음에도 공약 실천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첨예한 노동 쟁점을 해결해야 할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노사관계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 52시간제 적용을 위한 노동시간제도 개편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이 수면 위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ILO 기본협약 비준과 관련해 정부가 입법예고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노사 모두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조선·철강 산업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과 맞물린 ‘하투’에 대거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번 주 본격 파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내년 4월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특히 최근 일본과의 무역분쟁 여파로 지속적인 노동개혁 추진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며 “당장 제도 개혁을 꾀하기 어렵다면 행정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서 노동현장의 변화를 노동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