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54)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된다면 헌법정신 구현과 주권수호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9일 오후 2시 30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를 확립하고, 검찰 개혁과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조 후보자가 인용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의 한시 '진중음'에 나오는 말로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움직이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라는 뜻이다.
조 후보자는 최근 폴리페서 논란을 의식한 듯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며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에게 말씀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검찰 특수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했는데 검찰 개혁 방안이 어떻게 되는지", "8년 전에 법무부 장관 욕심 없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뀐 건지", "법무부 장관 내정은 언제 누구한테 연락받았는지" 등 질문에는 "인사청문회에서 답을 드리겠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날부터 조 후보자는 법무부 기조실장을 주축으로 한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조력을 받아 청문회 절차를 위한 각종 서류 작성과 자료 준비를 시작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분명히 물을 가르고 나갔는데 도로 합쳐져 버리는 물이 될까 참으로 두렵습니다"라며 "법 제도까지 확실히 개혁해야 합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올리며 개혁의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개혁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마치고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2기 사정라인'이 구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