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장단 긴급소집 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와 관련 위기극복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6일부터는 전국 주요 사업장을 직접 챙겨볼 계획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한종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현실화된 가운데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사장단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사업 추진을 당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전자계열사 경영진과 긴급 사장단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달 14일 일본 출장 직후 이후 보름여만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결과를 사장단과 공유하면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재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이 보름 만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금요일 일본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고, 주말이 지난 후 바로 첫 근무일에 비상회의를 소집했다는 점에서 삼성이 이번 사안을 얼마나 긴급하고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6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의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에 나선다.
평택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해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이 방문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