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회계사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잇달아 고위급 인사 낭보를 전하고 있다. 여성 회계사가 꾸준히 늘면서 자연스레 임원 비중도 올라가는 추세다.
5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세계회계사연맹(IFAC)은 최근 삼일회계법인 소속의 최달 공인회계사를 IFAC 내 국제회계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이는 국내 여성 회계사 중 처음으로 국제회계기구 위원에 선임된 사례다. 최 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최 위원은 1997년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후 삼일회계법인과 미국PwC 산호세 오피스 파견근무 등 20년 동안 회계감사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교육파트장을 맡고 있다.
이번 위원 선임에는 안영균 한공회 상근연구부회장이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회계교육위원회 위원에 지원하도록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최중경 한공회 회장은 “국내 4000여 여성 공인회계사 중 세계회계업계 무대에 최초로 진출한 경사”라면서 “우리 여성 공인회계사의 실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한공회는 지난달 말 평의원회를 열어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를 부회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여성 회계사를 부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1954년 한공회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이 부회장은 1983년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후 삼일회계법인과 삼화회계법인을 거쳐 현재 다산회계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같은 추세는 우리나라 여성 회계사 비중과 궤를 나란히 한다.
1980년 말 여성 회계사는 4명에 불과했다. 10년이 지난 1990년 말에도 15명에 그쳤다. 이때까지 전체 등록 회계사 중 여성의 비율은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성 회계사는 2000년 말에 들어서야 264명으로 늘며 4.97%를 점유했다.
이후 10년간 전체 회계사 규모가 2배 느는 동안 여성은 8배 급증했다. 비중은 2010년 말 15.2%, 2015년 말 17.8%로 지속 상승했다.
지난달 말 현재 여성 회계사는 4022명으로 전체 등록 회계사 2만916명 중 19.2%를 차지했다.
여성의 약진은 업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영입한 23명의 신임 파트너 중 3명을 여성 회계사로 채웠다.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신입 회계사 중 30%를 여성으로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