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 다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방어도 어려울 것이란 공포가 커지고 있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13포인트(0.69%) 내린 2024.55에 거래를 마쳤다. ‘검은 월요일’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2030선 회복에 나섰던 코스피는 불과 하루 만에 2020선으로 후퇴하며 2000선을 다시 목전에 뒀다.
시장에서는 △한일 무역갈등 △미중 무역분쟁 △경기부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지수(EM) 비중 조정 등 국내 증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 2000선 사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증권사들도 코스피 예상 범위의 하단을 2000포인트 아래로 낮추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7월 중 국내 증시 낙폭이 컸지만 주당순이익(EPS) 하향이 지속하다 보니 가치평가(밸류에이션) 기준점인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 10배 수준은 1880선까지 내려왔다”며 8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1900∼2080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KB증권(1980~2140)과 한양증권(1990~2130)도 8월 코스피가 1900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와 MSCI 정기변경에 따른 외국계 패시브 자금의 한국 주식 매도 가능성”이라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제성장률과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추가적인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코스피 2000선이 이제까지 지지선 역할을 해왔지만 하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알려진 악재들이 계속 코스피 상승을 저해하고 있지만, 하반기 최대 악재인 미국 채무한도 협상 및 의회 예산안 합의 과정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며 “코스피의 2010년 이후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 대한 신뢰를 버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