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침략에도 불구하고 기업심리는 아직 무풍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부진 완화와 연말수요에 따른 선발주로 통신장비 실적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인 것이 낙폭을 줄인 요인이 됐다. 다만 기업심리와 소비자심리를 합성한 경제심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수준을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고가 스마트폰 수출부진 완화와 정보통신(IT) 부품의 계절적 수요 증가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4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정제마진 개선과 허리케인 등 영향으로 석유정제·코크스는 15포인트 급등한 79를 보였다. 숙박업도 여행성수기를 맞아 6포인트 상승한 73을 나타냈다.
반면 부품수출 감소와 휴가철 영업일수 감소에 자동차는 7포인트 떨어진 68을, 건설업 등 전방산업 부진과 비수기에 1차금속은 7포인트 내린 65를 보였다. 건설업은 신규수주 감소와 비수기로 2포인트 하락한 64를, 건설업 비수기에 따른 설계·감리 수요 부진에 전문·과학·기술은 12포인트 급락한 75를 기록했다.
제조업부문에서 대기업은 전월과 같은 79를 보인 반면, 중소기업은 4포인트 내린 66을 기록했다. 수출기업은 4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한 반면, 내수기업은 5포인트 하락한 66을 나타냈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업황전망 BSI는 제조업의 경우 4포인트 떨어진 71을, 비제조업의 경우 3포인트 내린 7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산업 전망도 4포인트 하락한 71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영상·통신장비가 4포인트 오른 83을 나타냈다. 반면 기타기계·장비는 제조업 설비투자 둔화로 8포인트 떨어진 65를, 금속가공은 철강제품 등 원자재 가격상승 우려와 중국 저가제품과의 경쟁확대로 9포인트 내린 58을 기록했다. 경기부진과 휴가철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운수창고업은 8포인트 하락한 79를, 유튜브·넷플릭스 등과의 경쟁으로 광고 수요부진을 겪는 정보통신업은 5포인트 내린 81을 보였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심리) 하락폭이 작다는 느낌이다. 일본 수출규제로 우려가 예상된다는 말을 할 수 있었음에도 관련해 명확한 답을 하진 않았다. 다만 아직은 없다는 응답이 있다는 응답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3.7%, 20.0% 비중)을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어 제조업에서는 불확실한 경제상황(18.2%)이, 비제조업에서는 경쟁심화(13.9%)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3.2포인트 하락한 89.2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6월 88.7 이후 4년1개월만에 최저치다. ESI에 영향이 큰 전망관련 지수하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떨어진 91.3으로 2016년 3월 91.1 이후 3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7년 11월(99.3) 이후 1년8개월(20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279개 업체였다. 조사기간은 15일부터 22일까지였다.